환절기가 되면 감기에 쉽게 걸리고 잘 낫지 않아 일상생활이나 학습에 지장을 주어 추진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원하는 성적에 못 미쳐 속상한 경우가 많다. 그러면 왜 코 질환은 환절기에 일교차가 심해지면 많아지는 걸까? 이 질문에서 우리는 코 질환의 원인과 치료의 많은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노자는 “코는 하늘의 기가 통하는 곳으로 현문(玄門)이고 입은 땅의 기를 받아들이는 빈호(牝戶)이다”라고 하여, 하늘의 기가 통하는 코를 중요시 하였다. 이것은 ‘우리가 끼니는 굶어도 생명력을 이어 갈 수 있지만 단 몇 분만이라도 호흡을 멈추는 배짱은 부릴 수 없음’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생리학적으로 코의 존재 가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폐를 보호하는 최전방 부대로 볼 수 있다. 기온이 변하면 우리 몸도 기온에 맞게 적응해야 한다. 만약 기온의 변화가 급격하면 대응하는 체계가 효율적이고 원활해야 하는데, 그 기능이 떨어질 때는 폐의 방어기관이 폐를 보호하기 위하여 희생을 하게 된다. 1차적으로 코가 희생하고 그것으로 안되면 목이, 그리고 목도 안되면 기관지가 몸을 보호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과정 중에 코에서는 알러지 반응이 생기기도 하고 비염이 생기거나 심해지면 축농증이 생기기도 한다.






예컨대 체질적으로 폐한증(肺寒症)인 사람은 꽃가루 알러지 비염이 심해서 콧물을 줄줄 흘리다가도 사우나탕에 들어가면 곧 바로 멎는다. 왜냐하면 따뜻한 곳에 가면 내 몸의 에너지를 체온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코에 집중하기 때문에 금방 증세가 없어지는 것이다. 사우나탕이 아니더라도 여름이 되거나 더운 나라로 여행을 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여러 코 증상이 없어진다. 이것은 외부의 환경이 나쁘지 않아 적절하게 폐가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무리한 방어시스템을 가동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몸에 열이 많은데도 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한의학적 개념으로 간과 심장에 열이 많이 발생하는 체질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날씨가 건조하거나 온도가 높으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왜냐하면 몸 에너지의 대부분을 간과 심장에서 소모하기 때문에 폐계(肺系 - 코 인후 기관지 등)에는 에너지 배분이 적게 되어 원활한 생리활동이 안되고, 여기에 온도가 높은 공기가 코를 지나 밖으로 나가면서 수분을 증발시켜서 코 속이 건조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코의 방어시스템이 정상적이지 못하여 알러지 반응을 비롯한 여러 증상들이 발생하게 된다.








한 가지 더 부언하자면 코 질환이 있을 때, 초기 증상 완화를 위해 처방에 따라 외용제를 일정기간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지속적으로 점막에 자극(스프레이 약물 등)을 가하는 치료는 피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면 점막의 대응반응이 무뎌져 비염이 나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폐를 보호하기 위한 코 기능의 상실을 의미하므로, 몸의 생리 기전을 무시한 매우 위험한 치료법이 된다. 예컨대 자동차 범퍼가 자주 깨진다고 스테인리스 강철로 범퍼를 만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예상해 보면 쉽게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코 질환에 코만 치료해서는 결코 나을 수 없다. 또 상기 두 가지 상반된 경우를 보아도 일률적인 치료법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체질에 따라, 또한 같은 체질이라고 하더라도 그 당시의 몸 상태에 따라 그리고 환경에 따라 보(補)를 해줄 부분과 사(瀉)를 해줄 부분을 명확하게 해 주어야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가 있다. 즉 어떤 특정 약제에 연연하기보다는 몸의 생리에 따라 처방을 해야 된다. 결론적으로 폐를 비롯한 오장(五臟 - 肝, 心, 脾, 肺 腎)의 기운을 두루 살펴서 치료를 해야 면역력도 향상되고 감기도 덜 걸리게 되어 코 질환이 자연스럽게 낫게 된다. 








출처 - “뉴스피플” 07년 6월호